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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17일.
어느 덧 2007년이 5개월 하고도 중반을 훌쩍 넘어섰다. 날씨는 늘 그렇듯 쓰이는 지루한 말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그 단어 "눈부시도록" 화창하다라는 말을 빌려쓸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날씨. 2007년은 5개월이나 지났을 수도 있고, 5개월 밖에 아직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 5개월 동안 나에겐 꽤 많이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 최근의 벌어진 일은, 일을 그만뒀다는 사실. 출근한지 얼마되지도 않은 직장을 그만두고 (그것도 아무 대책없이..) 지금 나는 다시 백지의 상태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려고 애쓴다. 나만혼자 뒤쳐져 있는 것 같아서, 이대로 끝나버릴 것같다는 불안감 때문에 마음 편히 놀수조차 없다. 일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길은 내길이 아닐 것 같다"는 불확실한 자신감과 확신 때문이었다. 늘 상 새벽 퇴근에, 개인의 생활이 주말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삶, 그리고 일도 재밌다는 기분보다는 겁이났고 피하고만 싶었다. 절대적으로 스트레스만을 주던 3주간의 삶.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대책없이 관둬버렸다. 그리고 지금 고민중이다. 시작, 이라는 것은 건강한 단어임에 확실하지만 조금은 무서운 단어이기도 하다. 그 "시작"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을 때의 불안함과 조바심. 불온한 마음들이 별책부록처럼 따라오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아니면 나 자신에게 무언가를 "시작"할 건지 질문해야하는 불안한 의무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여튼, 이번 주는 내내 이렇게 탱자탱자 놀고 있다.-_-;; 그저, "당신의 블로그에서 나오는 이 음악, 정말 좋다"라는 말 한마디에 바로 리스트의 첫 번째 곡으로 그 곡을 올려버리는 그 따스한 사람의 마음에 감동하면서, 슬며시 미소지으며, 그렇게 나는 오늘 하루도 120g정도의 불안함을 마음에 싣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천성이 게으름뱅이, 귀차니스트(;), 그리고 변덕쟁이(;;)인지라 한 가지를 끈덕지게 오래 하질 못한다.
이놈의 성격때문에 중간에 엎은 것만 해도 백만스물두가지정도(-_-;) 그럼 아예 시작을 하지 않으면 되겠지만은 또 질투는 남들보다 두, 세배는 많고 처음에 무언가를 시작할 당시의 의욕은 누구 못지 않게 불타오르며(;;) 남들 하는 것은 꼭 해야지 직성이 풀리는 이놈의 성격(-_-;;)때문에 기어코 엎을 망정 시작하고야 만다. (물론 시작당시엔 엎으리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될뿐;;) 이 블로그 역시 누군가로 인해서 나도 블로그 하나 만들어야지~라는 별 생각없는 의도(;)로 시작한 것인라 처음에는 다른 분들처럼 유익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올려야지..라며 의욕 백배로 임했지만, 역시나... 천성이 발동해서 또 다시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바쁘다는 핑계하에, 글 쓰지 않은지도 거진 한달(;) 이제 다른 사람에게 나만의 공간 블로그가 있다고 말하는 것 조차 민망하다(-_-;;) 그런데 사실 이제 더 자신이 없어진다. 아니..어쩌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은 더 끈질기게 살아남는 법(;)이니.. 포스팅이 무한대로 늘어날지도 모르겠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 남몰래 속끓이고 눈물흘리고, 눈치보면서 살아왔던 나에게도 볕뜰날이 찾아왔다. 그렇다. 취업했다. 물론 100:1의 경쟁률을 뚫고 2차 시험 3차 면접 4차 임원 면접 등을 통과해야하는 대기업도 아니고; 신의 직장이라는 꼬릿표가 붙은 공사도 아니며 안정적인 (뭐,퇴출 바람이 일긴하지만, 그래도 다른 직업에 비해선 일만 열심히 하면 최소한 짤리지는 않는다는 거;) 공무원도 아니다. 원래 학생때에는 막연히 광고계에서 일할 것이라는.. ('카피라이터'라는 명함을 박고) 생각으로 살아왔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별로 준비한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4학년 겨울 방학때 영화 관련 수업을 하나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여기까지 흘러온 것 같다. 취업 준비 기간동안 경력도 쌓고, 여러 사람들과 만남의 기회도 만들고자 지원했던 '씨네 21 독자평가위원단' 에 약 300: 1의 경쟁률(-_-;;)을 뚫고 선정되어 활동하게 되는 기회를 얻었으며, 영화 제작사 '화인웍스 모니터요원'에도 뽑혀서 주말마다 활동하고 있다. 사실 광고쪽에는 서류를 집어넣어봤자 통과도 잘 되지 않고, 면접은 떨어지고(;) 이런 식으로 반복되었는데 영화쪽은 지원하면 합격되니(;;) 은근히 나 영화쪽인가봐-라는 건방진 마음이 든 것도 사실. 그러나 이런 건방짐을 한방에 제압한 것이 있으니.. 역시 취업에 있어서는 매번 미끄러지기 일쑤였던 것이다. 자신감 상실. 서류는 통과하는데 왜 면접에선 매번 낙방일까. 내가 뭐를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란 자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2차 면접을 보러오라고 전화가 왔을 때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었기에, 그만큼 놀라움도 컸다. 계속 떨어지는 면접 싸움을 통해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웃음" 이었다. 처음엔 너무 떨리고 당황해 얼굴 근육이 모두 굳어진 채 면접을 봤었다. 그런데 면접을 보다 보니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번 2차 면접에서도 2명 중 내가 뽑히게 된 것은 아무래도 "웃는 얼굴"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답변을 그렇게 잘 한 것도 아니고, 단 10분 만에 끝난 면접에서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저 웃지요..로 일관한 내 태도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대기업도, 공사도, 공무원도 아니라면 어느쪽 계통인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묻는 분이 계실려나;;) 영화쪽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홍보,마케팅 회사입니다.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회사예요. 그렇게 큰 회사는 아니지만 많은 영화를 현재 라인업 중이구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출근인테,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떨리는 군요. 포스팅이 급격히 늘어날지, 아니면 이 얼음집이 녹아버릴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바쁜 중간 중간에도 영화에 관한 시각을 더 늘리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인지라(;;) 여하튼 자그마치 거진 한달만에 글을 올리고 또다시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 사라집니다; (ps. 디제님, 얼음집이 이러면 녹아내리진 않겠죠?^^;)
내가 일하고 있는 자리에서 창문 너머로 자주 보이는 풍경은 "웨딩 촬영" 모습이다.
블라인드에 가려져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얼핏 보이는 하얀 웨딩스를 입은 여자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남자를 보는 일이 나의 소일거리이다. 3월의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운지라 "봄"이라는 가면을 쓴 겨울 보다 더 추운 날이 있는데, 그 날 웨딩 촬영 때문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보면서 "얼마나 추울까-_-;"란 생각도 해보고, 왜 저 자리가 웨딩 촬영 장소일까란 생각도 해본다. (블라인드에 가려서 그런지 잘 보이지 않기때문에.. 얼핏 보이는 그곳의 풍경은 그닥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웨딩 촬영 장소'에선 촬영이 한창이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포즈를 취하는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저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까, 저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연애를 했고 어떻게 만났으며, 지금 그들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걸까.. 아니야, 사실 혼기가 차서 어쩔 수 없이 선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때우다가 주위 사람들의 압력에 못이겨 하는 결혼일지도 몰라, 이런식의 혼자만의 망상에 잠겨있기도 일쑤. 왜 웨딩드레스는 하얀색이어야만 할까. 순백을 상징하는 색이라서 일까, 하긴 검은색의 웨딩드레스는 음산하잖아. 예전에 신촌 웨딩 드레스 샵 길가를 거닐다가 본 연두색의 웨딩드레스는 충격적이었고, 분홍색은 너무 촌스러워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었어,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 역시 고정관념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하얀색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색이야..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예전엔 웨딩드레스하면 오로지 '하얀색'만 떠올랐는데, 요즘에는 이런 디자인은 어떻고 저런 디자인은 어깨가 너무 넓어 보일 것 같고, 이런 디자인으로 나중에 입어야지..라는 생각까지 발전한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난 언제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턱시도를 차려입은 예비 남편과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고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긴 하겠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까. 어떻게 만나게 된 걸까. 생각은 날개를 달아 끝없이 날아오른다. 남의 웨딩촬영 장면을 공식화하여 나에게 대입 시켜버린다. 흠, 나는 재미없게 일하고 있는데 행복해 보이는 그들 모습에서 질투가 느껴지나 보다. ...........아니면 나, 결혼하고 싶은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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